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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의 USA비즈니스리포트 97] 우정국 어디로 가나
 인터넷의 발달과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로 우정국이 존폐의 위기를 맞고있다. 예전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가게중 하나가 바로 쌀집이었다. 누구나쌀을 팔어야했고, 쌀은 부피가 커 별도 가게로 장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엔가 쌀집들은 다른 가게보다 먼저 시장주변에서 자취를 감췄다. 유통분야의 변화가 포장 단위와 배급망을 송두리째 바꿔 놓으면서 야기된 현상이다. 이제 이런 현상들이 우정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은 많은 이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은 물론, 기존의 생활 방식이나 문화 습관까지 급격하게 바꿔 놓으며 이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할 경우 결국 도태되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편지다. 교통이나 통신 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에 우편 시스템은 사실 정보전달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누구나 편지를 썼고, 우체국을 통해 송금도 할 정도였다. 전화가 개발된 뒤에도 이같은 우편 시스템은 건재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소개되고 간편한 이메일이 급속히 확산되며 이제는 특별한 경우가아니면 편지를 쓰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이메일을 쓸 경우 편지를 보내기 위해 우표를 살 필요도 없어졌고, 편지가 오기를 무작정 기다릴 필요도 없게 됐다. 또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전세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보내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메일 사용이 급증하면 할 수록, 편지의 사용은 줄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해 우정국의 수입은 반대로 급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경기침체는 우정국을 존폐 위기까지 몰고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광고우편물이 급감하며 우정국의 실적이 악화되며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다. 물론 정크메일을 덜 받게된 일반인들은 다소 위안이 되는 소식일 수 있지만, 우정국 직원들에게는 안타까울 뿐이다. 한 광고분석업체에 따르면, 광고우편 발송 건수가 지난 2006년을 정점으로 계속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광고 우편을 가장 많이 발송하는 신용카드사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총 9억건의 우편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의 73억건, 2008년의 54억건과 비교하면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신용카드사의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기업도 힘들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이메일 이용자가 늘어 이메일(온라인) 컨설팅에 더 치중하며 이런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주장할 수도 있지만, 감소폭을 보면 이것만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 해를 기준으로 미국내 광고우편은 우정국이 취급하는 우편물의 63%를 차지했다. 그러니 이같은 광고우편물 급감은 곧 적자를 의미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생존을 위해 60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 노력을 펼친 우정국은 올 회계연도 들어 3분기(2008년 10월~2009년 6월)까지 47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또 올해 들어서만 직원 2만5000명을 줄였다. 우편 물량 급감으로 1만개 정도의 배달 노선도 폐지된 상태다. 1999년 80만명 정도였던 직원이 이제는 63만5000명을 밑돌고 있어 10년만에 약20% 급감해, 직원 5명중 1명이 그만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 소비자들이 편지를 주고받는 대신 이메일을 이용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광고물량까지 급감하며 비용절감 노력도 소용없게 됐다. 올해 손실 규모만 65억달러가 추정될 정도다. 우표값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적자보존에 나서고 있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우표값 정기인상은 전년 인플레율을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는데다, 우표 값을 갑자기 대폭 인상할 경우 우편 물량이 더 급감할 수 있어 실질적인 방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페덱스나 UPS, DHL 등 민간 특송서비스 업체들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서비스로 경쟁에 뛰어들며 이미 이중고를 겪고있는 우정국을 더 어렵게 하고있다. 상황이 이렇자 233년 역사의 미 우정국이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편서비스에 디지털 바코드를 도입하는 ‘인텔리전트 메일(Intelligent Mail)’ 프로젝트를 내년 1월부터 본격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2년 여름부터 추진해온 인텔리전트 메일 프로젝트는 그동안 인터넷과 e메일의 확산으로 우편물이 급감하자 준비해온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편지와 소포, 우편 배송 컨테이너에 31자리 숫자로 구성된 지능형 바코드를 부착, 우편물이 우체국에 도착한 이후부터 수신자에게 최종 배달되기까지 전과정을 추적해 우편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 고객들이 배송 현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한 서비스다. 따라서 기업 판촉물이나 세금 고지서, 청구서 등을 보내면 수신자에게 언제 도착했는지를 우정국 인터넷사이트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등기나 내용 증명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사람 손을 거쳐 진행되던 우편물 분류 및 확인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익일 배송되던 우편물도 24시간 내 처리할 수 있다는게 우정국의 주장이다. 이메일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실시간 우편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개선과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기대한 효과를 보면서 민간 특송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정국이 급변하는 시대에서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찾아 자리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동연 / CGI. 회장 www.cgicorp.net 2009/08/24 [11:29] ⓒ weeklytr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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